한국생활기

고구려건국사를 읽고

멜번초이 2003. 8. 1. 23:39
'고구려 건국사' 김기홍 지음  <창작과비평사>

고구려에 대한 좋은 평가를 가지고 있었던 나는 고구려 건국사를 사실적으로 기술하였다는 평을 보고서 이 책을 구입했다.  
고구려는 한반도의 북방에서 한시대를 주름잡았던 제국이었으니 그 태동에 대하여 알아 두는 것이 나의 이상과 포부를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미 어렸을 적에 텔레비젼에서 보았던 연속인형극에서 고구려 및 삼국의 역사에 대한 것을 본 기억이 있어 어렴풋이 그 건국과정은 알고 있었으나 체계적으로 정리되지는 못 하였다.
이 책에서는 주몽과 금와왕과의 관계를 부자지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화에 근거한 작가의 재해석인 셈인데 그럴 듯 한 가정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주몽의 모친인 유화도 금와왕의 후실로 해석이 되어있다. 고구려 건국세력들은 그렇게 떳떳하지 못 한 태조의 가족사를 숨기고 백성들에게 신격화교육을 시켜서 통치에 쉽게 따르도록 하기 위하여 신화를 지어내 주몽과 유화부인을 신격화 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주몽의 아버지가 금와가 아니라 해모수라는 하늘의 왕이라고 말함으로서 가족 모두를 신격화 시켰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신격화는 고려 왕건의 신화에서도 볼 수 있고 현대에 와서는 김일성의 신격화에서도 볼 수 있다.
고주몽이 실제로 그렇게 영웅호걸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역사에서는 그를 영웅으로 만들고 있다. 살아남기 위하여 도망다니다가 우연히 비류수강가에 발을 붙였다가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위하여 주위사람들을 시켜서 자기를 신격화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사는 늘 승리자를 위하여 쓰여지기 때문에 고구려는 번영하였고 그는 영웅이 되었다. 고주몽이 조선시대나 현대에 태어났더라도 그렇게 훌륭한 영웅이 되었을 것인가 확실하지 않고 내가 만약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내가 고구려를 건국한 영웅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 까 생각도 해 본다. 역사는 늘 승리자에게 유리하도록 조작되기 때문에 섣불리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 장식을 어떻게 하는 가가 매우 중요하다. 그 과정이야 어떻든 마지막 생을 마칠 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의 평가가 달라지게 된다. 우리는 늘 죽을 때 어떤 모습으로 죽을 지를 준비해야 한다.

<최성환:2003년8월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