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창한 토요일이다. 완연한 가을 날씨 속에 민심을 거스르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사로이 사용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리고 있는 날이다. 하지만 나는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기념관을 찾았다.
효창공원에 들어서자 마자 우뚝 솟아 있는, 아니 꽂혀 있는 기둥이 보인다. 이 기둥 작품의 이름은 "점지" 이다. 신이 우리를 점지하셨다는 것을 표현한 상징물이다. 우리 민족은 정말 신이 선택한 위대한 민족이다. 예로 부터 지도자는 하늘을 섬기며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자 노력했다. 예를 숭상하고 덕으로 백성을 다스리고자 노력했다. 누구는 우주의 기를 받아서 혼을 다해서 한다는데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효창공원의 역사에 대하여 설명하는 안내 글이다. 일제의 전횡과 만행은 어디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여기도 제국의 군사기지로 삼고자 능을 파헤쳐 옮겨 회손시켰던 역사가 있다. 다행히 광복 후 독립운동가들의 유해를 모셔 그 정기를 다시 일으켜 세웠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 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모셔와 여기에 함께 모셨다. 그래서 삼의사묘라고 부른다. 자세히 보면 무덤이 4기가 있다. 하지만 맨 왼쪽의 묘는 가묘이다. 안중근의사의 유해를 옮겨 오면 여기에 안장하고자 미리 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안중근의사는 어디에 묻혀 계신 지 아직 찾지 못하여 이장해 올 수가 없다고 한다.
나는 이제 발걸음을 돌려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 백범김구 선생 기념관으로 향한다. 단풍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완연한 가을이다. 나는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걸고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투신할 수 있을까? 그것은 정말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분도 일제에 야합하면 충분히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을 테인데 그것을 어찌 뿌리칠 수 있었던 것일까? 정반대의 인생을 살아간 다까끼 마사오(박정희)와 철저히 대비되는 삶이 아닌가..
입구에 앉아 계신. 태극기 앞에 준엄하게 앉아 계신 백범 김구 선생을 마주칠 때 자연히 고개가 숙여진다. 친일파의 자손이 어찌 태극기를 뒤로 하고 앉을 수 있는가? 친일하여 동족을 탄압하고 잘먹고 잘 살았으면 그 후손들은 부끄러워할 줄 알고 정치계에는 나서지 말아야 한다. 거머리 같은 집착력으로 권력에 빌붙어 어쩔 수 없었으니 묻고 함께 가자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용히 민초에 묻혀 살아간다고 한들 누가 무어라 하지 않거늘 왜 정치에 나와서 부끄러운 죄행을 미화하고 목숨을 바쳐 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분들에게 자괴감이 들게 만드는가?
윤봉길 의사가 거사를 하기 전날에 직접 쓰신 선언문이다. 정말 내일 죽으러 떠나는 사람의 결의가 그대로 느껴진다. 다까끼 마사오(박정희)도 혈서를 쓰면서 똑같은 처절한 마음으로 다짐을 했을 것이다. 천황폐하에 충성하여 내 일신의 영예를 높여 보자. 이러한 두 사람의 마음가짐을 두고 우리는 누구를 존경해야 하는가 자명하지 않는가? 박근혜는 백범 기념관에 한번이라도 와서 나라를 독립시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 앞에 서 본적이라도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이라는 글씨가 또렷하게 인쇄되어 있는 여권이다. 이러한 증거가 있을 진데 1948년 건국이라고 허무맹랑한 주장을 해대는 집단이 어찌 나라를 걱정하고 국가를 위한다고 지껄일 수 있는가? 1919년 4월 13일 중화민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고 같은 해 9월 11일에는 각지에 난립된 임시 정부들과 통합하여 발전을 모색하였다. 1919년 임시헌법을 제정하여 대한제국의 영토를 계승함을 공표하였다. 1948년 건국이라고 하면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던 많은 분들에게는 건국에 기여한 바가 없으니 이미 수여한 건국훈장을 모두 취소해야 한다는 말인가?
지하에 계신 백범 김구 선생께서 오늘 우리의 아둔한 지도자를 바라보시면서 얼마나 통곡하고 계실 것인지 참담하다. 능력이 되지 못하는 지도자를 뽑은 잘못으로 대한민국은 국가 중흥의 절대 기로에서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위대한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 국민이 위대하기 때문에 지도자는 헌법 대로 성실히 제 자리만 지켜 주기만 바랄 뿐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린 분들을 안장해 놓은 곳에 효창운동장이 있다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마음을 경건하게 하고 그분들의 뜻을 생각하며 몸가짐을 추스려야 하는 장소에서 웃고 떠들고 소리치고 하는 경기장이 왠 말이냐? 이렇게 경기장을 여기에 건설한 사람은 여기 안장되어 계신 순국선열들을 개무시하는 발상아니었나 싶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에게 이럴 수는 없다. 이런 발상은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기에 너무나 아깝고 억울했던 놈이 했을 것이 분명하다. 생각지도 않게 광복이 되어 버려서 차마 그분들 앞에 떳떳이 설 수가 없어 깍아내리고 짖눌러야 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체육시설은 다른 장소에 만드는 것을 건의해 본다.
백범 김구 선생 기념관 뒤에 있는 노인회 건물은 또 뭐야. 노인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립의사들과 노인들과 무슨 관련성이 있는 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노인회는 다른 장소로 이사를 가고 백범기념관 뒤 북쪽은 그냥 숲으로 보존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는 생각을 해 본다.
“ | 효창공원은 정말 나라를 위해서 가족과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신 순국 선열들만을 모시는 숭고한 장소로 집중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 ” |
<2016년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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