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생활기/여행

필립아일랜드 펭귄퍼레이드 제대로 보기

멜번초이 2016. 3. 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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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아일랜드

그리고 펭귄퍼레이드. 


이거 일생에 한번 보는 귀중한 추억입니다.  펭귄퍼레이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멜번, 필립아일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경험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보지 못 하고 일생에 한번 뿐인 기회를 놓쳐 버리고 실망과 함께 돌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대로 된 작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멜번에 사시는 분들 조차도 두 번 이상 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일생에 한번 이라고 하는 거고요. 해외에서 오신 분들은 더욱더 일생에 한번 뿐인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사실 천기누설에 해당 하는 글이라 조심스럽습니다만 평소 너무 마음이 아파서 여기에 글을 써 봅니다. 이미 펭귄섬에 다녀오신 분들 중에 추위에 떨다가 오신 기억만 있으신 분은 이 글을 읽고 심한 배신감을 느끼실 수도 있겠습니다.


| 필립아일랜드 리틀펭귄들


멜번에 살고 있는 펭귄은 리틀펭귄이라고 합니다. 키가 33cm 밖에 되지 않는, 지구상의 17종 펭귄 중에서 가장 작은 종 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리틀펭귄입니다. 그 짧은 다리로 얼마나 빨리 뒤뚱거리면서 걸어가는 지 보고 있노라면 너무 귀엽습니다. 


펭귄퍼레이드는 세계에서 두 군데 밖에 볼 수 없다고 합니니다. 그런데 그것도 딱 해가 지고 1시간 정도의 시간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그 시기에 길목을 지키고 서 있으면 볼 수 있는 겁니다. 펭귄을 만나면 절대 사진을 찍으시면 안됩니다. 펭귄은 카메라 후레쉬 한방에 실명을 하게 되고 야생 사냥을 하는 펭귄에게 실명은 사망선고나 다름없습니다. 펭귄섬에서는 후레쉬 끄고 찍는 것도 절대 안됩니다. 핸드폰이든 카메라든 무조건 찍으면 안되는 것이 규칙입니다. 


펭귄을 보기 위해서 점심 때 쯤에는 필립아일랜드에 도착하는 게 좋습니다. 먼저 섬 입구의 San Remo 에서 점심을 드셔도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Cowes 에서 점심을 먹을 것을 추천합니다. 멋있는 식당도 많고 제티도 있고 해서 분위기와 경치가 좋습니다. 식사 후 Summerlands 로 이동을 해서 펭귄퍼레이드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시간 안배를 잘 해야 하는 것이 펭귄 퍼레이드는 딱 해가 지고 한 시간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펭귄퍼레이드 센터는 펭귄이 바다에서 육지로 들어오는 그 시간에 가면 되는 것이지 미리 가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필립아일랜드에 Wildlife Park 나 처칠아일랜드 같은 곳도 있어서 시간 나시면 들러볼 수 있지만 입장료가 있습니다. 



이제 Summerlands 지역을 살펴 보겠습니다. 일몰시간 전 한시간 전에는 펭귄퍼레이드 센터에 들어가서 작전도 짜고 준비도 해야 합니다. 그러니 Summerlands에는 일몰시간 세시간 전에는 들어와야 겠습니다.  Cowrie Beach 에서 30분, Nobbies Centre에서 한시간 추천합니다.  


| Cowrie Beach


Cowrie Beach 에서는 주차를 하고 걸어서 해변까지 내려 갑니다. 여기는 펭귄이 살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풀 숲에 들어가면 안되고 길로만 다녀야 합니다. 떠들지도 않도록 합니다. 둘레길 옆에 보면 조그마한 (10cm남짓) 구멍들이 보일 겁니다. 그 구멍을 자세히 보면 펭귄이 밖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이렇게 펭귄과 얼굴을 마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만나더라도 인사만 하고 사진은 찍지 마세요. 만지지도 마세요. 만지만 펭귄 냄새가 사람냄새로 중화되어서 가족끼리 알아볼 수 없게 된답니다) Cowrie beach 해변에 내려가실 때 길로만 다녀야 합니다. 길을 벗어나면 모든 지역이 펭귄 집이기 때문에 땅이 꺼지면서 펭귄집이 무너지면 안에 있는 펭귄이 다칠 수 있습니다. 이 Summerlands 지역은 야생 왈라비가 뛰어다니는 지역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살던 지역이었지만 야생 왈라비와 펭귄을 보호하기 위해서 정보에서 사람을 모두 이주시킨 지역입니다. 차 운전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터줏대감인 거대한 거위도 많이 길에 걸어다니기 때문에 속도를 줄여서 운전해야 합니다. 




| 노비스 센터


노비스센터 앞에는 산책로가 길게 있습니다. 나무로 잘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서 해변을 걸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Board Walk 양쪽 주변에 펭귄들의 집들이 많이 보입니다. 운이 좋으면 집을 지키고 있는 펭귄들을 보는 행운이 있을 수 있습니다. 풀밭에는 뱀들이 있기 때문에 절대 들어가면 안됩니다. 무수한 갈매기들이 하늘을 덮고 있습니다.  Nobbies Centre 는 물개 연구소 입니다. Nobbies Centre 앞 바위섬에 야생 물개가 16,000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물개 서식지. 설치된 망원경으로 돈 넣고 봐 봤자 거머리처럼 꼬물거리는 것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는 크루즈 배가 있는데 COWES 에서 출발합니다. 물개연구소에 들어가서 커피 한잔 하셔도 됩니다. 


| The Blvd (해안도로)


이제 펭귄퍼레이드 센터로 이동합니다. 이동할 때는 왔던 길로 가지 말고 해변도로를 이용해서 이동합니다.  The Blvd 길을 따라서 천천히 이동합니다. 남극해를 바라보면서, 펭귄을 생각하면서 해변 길을 천천히 이동합니다. 야생 왈라비가 무쟈게 많은 지역입니다. 펭귄들의 집들도 길 주변에 많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역시 집안에서 빼꼼이 밖을 내다보는 펭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명 이 길을 따라서 이동하는 것을 사파리라고 부릅니다. 호주는 사자, 호랑이 뛰어다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사파리에서는 평화롭게 살고 있는 왈라비와, 토끼, 펭귄, 거위 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가다가 해변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 주세요. 단 길 이외로 가면 안되고 차에서 내려도 안됩니다. 이 지역은 야생동물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정해진 장소에서만 내려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 펭귄퍼레이드 센터


펭귄퍼레이드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작전을 잘 짜야 합니다. 아래 사진을 뚫어져라고 쳐다 보세요. 빨간선 화살표가 펭귄이 이동하는 길입니다. 줄을 지어서 30~40 마리씩 이동입니다. 펭귄이 나타나는 예상시간 10분 전에 있어야 할 위치는 X 입니다. X에서 파란색 방향으로 쳐다보고 있으면 어두워져서 옆에 서있는 사람이 잘 안 보일 때 쯤이 되면 50마리 정도 떼로 해벼에 나타납니다. 그리고는 펭귄플러스 관람석 쪽으로 무리지어 순식간에 이동합니다. 멀어서 펭귄이 보이지 않고 다만 희번덕하는 무리들이 모였다 이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게 펭귄입니다. 즉, 일반석 스탠드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 스탠드에 앉아서 추위에 떨면서 펭귄이 내 앞을 지나가기를 기다리다가 실망만 가지고 돌아오신 분이 계셨다면 심한 배신감에 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실 스탠드는 수많은 인파를 짱박는 용도라고 밖에 생각이 안됩니다. 대부분은 '오늘 운이 없어서 펭귄이 안 지나갔어' 라고 생각하시는데 원래 스탠트 앞으로는 펭귄이 안 지나갑니다. 그냥 X 위치에 서서 보고 계시면 됩니다. 물론 돈이 되시는 분은 펭귄플러스 입장권을 사서 가까이서 볼 수 있겠지만 매우 비쌉니다. 일반 표를 끊고 입장했다했다면 절대 스탠드에 앉아서 기다리지 마세요. 그럼 일생에 한번 있는 멋진 경험을 놓치는 겁니다.


해변에 펭귄이 나타난 후 딱 10분 뒤에 펭귄들의 무리는 B를 지나갑니다. X에 서 있다가 해변에 펭귄이 나타나면 바로 A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A에는 펭귄플러스 입장권을 가진 분만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인데 이 때쯤이면 Guard가 검표위치를 약간 후퇴하기 때문에 A까지 진입할 수 있습니다. A로 못 가더라도 B 정도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면 옵니다. 너무너무 귀여운 몸짓으로 뒤뚱뒤뚱 하면서 떼로 몰려 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10분 뒤에는 펭귄 무리와 함께 걸어서 C 위치로 함께 걸어갑니다. C에서는 펭귄을 바로 1m 앞에서 볼 수 있게 되고 손을 뻗으면 만질 수도 있는 거리입니다. 그러나 만지면 절대 안되고 사진을 찍어서도 안됩니다. 펭귄이 죽습니다. 펭귄을 보호하기 위해서 호주 정부는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쏟고 있기 때문에 사진 찍다가 걸리면 심한 모욕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10 분 뒤에 D 위치에 오면 펭귄의 점프를 볼 수 있습니다. 센터 바로 앞에서 펭귄이 길로 뛰어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너무 귀엽습니다. 이 장면을 못 보고 오시는 분들이 너무 많으신데 안타깝습니다. 



10분 간격으로 이동하면서 X -> A -> B -> C -> D 로 이동하면서 미션을 완수했을 때 돌아오는 걸음이 보람있을 것입니다. 눈을 감으면 펭귄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 거리면서 꿈을 꾼 것 같은 하루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특히나 C 지점에서 어두운 밤길을 혼자 걸어올라가는 펭귄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술취해서 노래 부르면서 귀가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정말 하루를 힘들게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 아버지의 뒷모습말입니다. 이 돌아오는 펭귄은 아침에 나갔다가 50km 를 헤엄쳐서 사냥을 하고 이제 귀가 하는 겁니다. 새끼들 주기 위해서 배속에 생선을 가득 담아서 오기 때문에 많이 지쳐있습니다. 


| 돌아오는 길


펭귄을 보고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어둡습니다. 야간에 밤길 운전 조심해서 오시길 부탁드립니다. 호주에서는 절대 속도 초과하면 안됩니다. 규정속도로 달리면 안전합니다. 한여름에는 해가 9시에나 지기 때문에 펭귄을 보고 멜번시티로 돌아오면 12시가 넘습니다. 물론 한겨울에는 5시에 해가 진다면 9시나 되어야 돌아오게 됩니다. 펭귄은 해가 지고 깜깜해야 바다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멜번으로 돌아오는 길은 늘 어둡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4인 이하라면 멜번의 한국인 일일관광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호주 현지 여행사는 비쌈) 왜냐면 직접 운전할 경우 제대로 즐기지도 못 하고 밤늦게 피곤 속에서 운전해야 하므로 사고날 수도 있습니다. 입장료값도 꽤 되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 멋진 필립아일랜드 투어가 되시길 바랍니다. 
립아일랜드에서 제가 갔던 똑같은 장소를 찾아서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겨 보세요. 


<2015년8월>



Cowes Jetty

Jetty



Summerlands 터줏대감 거위. 늘 항상 두마리가 함께 다닙니다

펭귄 집을 찾아서 go go

 집 속에 있는 펭귄.

왈라비. 캥거루랑 비슷하죠. 뱃속에서 젖먹는 새끼의 꼬리가 보이네요

물먹으러 길로 나옴

남극해의 일몰. <해가 이정도 되면 빨리 퍼레이드 센터로 가야함>

어둠이 내려오는 바다

저기로 4시간 날아가면 남극대륙이 나옵니다. 호주 대륙의 최남단!

도약하는 왈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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