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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초이는

해바라기를 옮겨 심으며

멜번초이 멜번초이 2003. 7. 28. 00:39
나는 해바라기를 좋아한다.
해바라기는 잔가지를 많이 내지 않고 오로지 곧게 높이 자란다. 멀리서 보면 고고한 자태가 외롭기까지 하다. 꽃도 많이 피우지 않고 오직 하나만 피우기가 보통이다.
그런데 이러한 해바라기를  화분에 심었을 때는 키가 크게 자라지 않는다.
자연상태에서 키울 때는 키가 2미터 이상씩이나 자라기도 하는데 화분에서 키웠을 때는 1미터 남짓하게 자란다. 화분이  충분히 크고 영향이 듬뿍 담긴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도 못 하면서 해바라기를 끝까지 화분에서 키우는 사람은 욕심이 많은 것이다.
나만 즐기기 위하여 키작은 해바라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해바라기가 마음껏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 주지 못 할 바에는 차라리 마음껏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이 주인이나 해바라기에게 서로 득이라고 생각한다.
주인은 더 이상 관리의 수고를 줄일 수 있고 해바라기는 마음껏 자기 능력껏 자랄 수 있다.
하지만 기왕 욕심을 버리고 해바라기를 새 땅에 심을 때에는 세심한 마지막 배려가 필요하다.
영양분 하나 없고 그늘진 척박한 땅에다가 옮겨 심는 것은 차라리 죽으라는 것과 같다.
잘 자랄 수 있는 양지바른 곳을 골라서  심어 주는 것은 주인으로서의 마지막 배려이고 해바라기는 그 고마움을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기 혼자 잘 나서 성공한 것이라도 생각하는 해바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일단 양지 바른 곳에 심어졌다면 그 다음 부터 얼마나 크게 자라는 가는 해바라기의 몫이다.
주인은 가끔씩 지나면서 잘 자라는 지를 지켜봐 주기만 하면 된다. 태풍에 넘어진다던가 가물에 말라 비틀어 질 경우가 아니고서는 특별히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최성환 : 2003년7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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