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정착기/학교,교육

Christmas School Concert

멜번초이 2009. 12. 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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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학교에서 Christmas Concert 를 한다고 해서 따라 갔었다. St Justin 학교에서는 보통 저녁 7시 부터 시작하는데 1,2학년 하루, 3,4학년 하루 5,6학년 하루 이렇게 세번에 걸쳐서 하게 된다. 학교 경비마련을 위해서 어른은 4불씩 내야 입장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concert 라고 하면 거창하게 생각을 하였던 차라 약간 실망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만큼의 규모나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한국으로 치자면 학예발표회 정도 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 학예회라는 것은 한국처럼 많이 연습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조금만 연습하고 원래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그런 자리였기에 차이점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유치원 학예발표회에 가 본 적이 있다. 나는 그 때 눈물을 흘렸었다. 그 이유는 그 어린 것들을 얼마나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을까 하는 불쌍함 때문이었다. 나는 부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러한 학예회를 철저히 싫어한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유치원은 적어도 부모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뭔가를 많이 준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애들이 힘들었을 것이란 것도 짐작할 수 있다.


호주에서의 학예발표회는 간소했다. 오히려 한국에서의 학예발표회를 보았던 나로서는  초라해 보였다. 심지어 같잖아 보였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애들이 이거 준비하느라 고생은 안 했겠다 싶어서 마음이 놓였다. 그 시간만큼 더 뛰어 놀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다행스러웠다.



그러나 난 오늘 또 마음이 느꺼워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 때와는 다른 이유로 우리 애들이 불쌍했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애들이 영어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을 주기 위해서, 부담을 덜 주기 위해서, 한학년 낮춰서 입학을 시켰다. 그런데 오늘 학교에 와서 보니 우리 애들이 그동안 한참이나 어린 동생들과 같이 수업을 해 왔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애들 옆에 서있는 같은 class애들이 몇살은 어려 보였다. 신체적으로 저 정도이면 정신적으로는 얼마나 차이가 났을까? 이런 동생뻘 되는 애들한테 단지 영어 못 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고 막대함을 당했을 우리 애들에게 얼마나 정신적 상처가 남았을까?

내년 부터는 제나이 학년으로 되돌리기로 교장선생님에게 이야기해 놓은 게 정말 잘 한 조치인 것 같다. 이제는 우리애들의 영어도 그동안 늘었기에 정신적 나이차이로 겪는 설움은 이제 당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내년에도 우리애들이 새로운 문제에 또 부닥치게 될 것이지만 지금까지처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 주기를 아빠는 기도한다.

<2009년12 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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