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기/일상생활

일산 호수공원

멜번초이 2016. 7. 2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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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주민들의 자랑거리 일산호수공원. 일산에 근무하면서도 자주 가보지 못했기에 오늘 입구만 둘러보았다. 각종 행사도 많아서 외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유명한 공원이다. 고양시에 이 만한 호수가 있는 것은 정말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호수 주변에 긴 산책로가 있고 각종 조형물과 꽃밭으로 꾸며져 있어서 정말 좋은 휴식공간이기 때문이다.  물과 나무가 어우러져 늘 시원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기에도 안성맞춤인 그런 곳이다. 



이런 아름다운 호수공원에 걸맞지 않는 허술한 관리 몇 개가 내 눈에 거슬린다. 



정발산 쪽에서 육교를 건너서 호수공원으로 들어서자 말자 멋진 조형물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2002년에 세계평화아동축제를 기념하여 만든 조형물인 모양이다.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추듯이 지구를 떠 받들고 있는 그런 멋진 작품이다. 



여기에 특이한 부조가 빽빽이 붙어 있는데 세계 각국의 손바닥 타일들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손바닥 타일 몇 개가 훼손된 모양인데 그냥 놔두기에 보기 싫었던 모양이다. 새로 만들어 붙여 놓았는데 차라리 아니함만 못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고쳐 놓으려면 원래 것과 동일하게 티 안나게 붙여 놓아야 하는 게 당연할 텐데 너무 너무 너무 무성의하게 만들어 놓아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게 만든다. 예산이 모자랐던 것인지 예산을 누가 떼어 먹었던 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조잡하게 만들어 놓을 수 있었을까. 기분이 안 좋은 것을 넘어서 화가 난다. 



거기에다가 한 술 더 떠서 CHANA 라는 정체 불명의 국가 이름이 보인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만들었으며 누가 이것을 검수했단 말인가? 호수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이 공원에 드나드는 시민들은 도무지 관심이 없는 것인 지, 혹여나 외국인들이 이것을 보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민망하기 그지 없다. 오히려 내가 몸둘 바를 모르겠다. 



우울한 마음을 추스리고 화장실을 찾아가다가 발견한 커다란기념비가 있어서 무슨 내용인가 읽어보니 고양에 큰 업적을 남기신 분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오타가 눈이 확 들어온다. 사소한 이런 오타가 나에게만 보이는 것인가 몰라. 글을 새긴 사람이 너무 무성의했던거 아닌가 싶다. 원래 글을 새겨놓고는 읽어 보고 또 읽어 보고 해야 하지 않나? 한두푼 받고 제작한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그리고 화장실 입구에서 만난 장미란 선수의 소개글에서 난 뒤집어 지고 만다. 정말 가관이다.  많은 어린이들도 지나다니면서 이걸 볼 텐데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 건가 싶다.  이런 표지판은 핸드폰 문자 메시지 보내거나 카페에 글쓰는 그런 개인적인 글과 다르다. 예산을 들여서 만든 공식적인 그런 것이고 아이들은 이것을 보고 따라하고 인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3.10월"  1983년10월 이라고 써야하지 않나? 그래 이것은 봐 주기로 하자. "중학교 3학년 때 역도선수를 시작하여" 뭐지 이거? 역도를 시작한 거 아닌가? 역도선수가 되었다고 했다면 몰라도...  그런데 그 뒤에 나오는 이 말은 도대체 할 말을 잊게 만든다.  "날씬한(?)  몸매"  이거는 또 뭐야.. 애들 끼리 카톡 같은 곳에서 문자 보낼 때 쓰는 (?) 이런 비공식적인 표현을 이런 데서 써도 되는 건가? 그리고 이거 듣는 사람에 따라서 기분 나쁠 수 있는 비아냥 표현 아닌가? 뚱뚱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놀리는 거고 공연히 겸연쩍으니까 (?) 라고 덧붙여 놓은 거 아닌가 말이다.  띄워쓰기 틀린 곳은 한두군데가 아니라 묻어둔다고 하더라도 뒤에 "무시무시한(?)" 이란 표현이 또 나오고.  끝맺음말로 "여러분도 한번 구경해 보시죠?" 보다 "구경해 보세요" 라고 했으면 더 부드러웠을 텐데 따지는 듯한 의문형으로 글을 맺고 있다.  


그냥 애교로 넘어가 줄 수도 있지 않나라고 하는 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난 그렇게 못 한다.  바람쉐러 호수공원 나갔다가 완전히 더위 먹고 돌아온 날이다.


<2016년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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