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기/한국여행지

오이도 조개구이

멜번초이 2009. 1. 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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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다시 1월1일이 되었다. 해가 뜨고 아침이 되는 것은 어제나 다름 없으나 뭔가를 해야만 겠다는 마음에  조개구이를 먹으러 오이도로 가기로 하였다. 월곶도 좋지만 월곶은 값이 비싸고 북적댔던 기억이 있어 오이도를 선택한 것이다. 오이도 뚝방 옆에 갔더니 조개구이 집이 허벌나게 많았다. 그 중에서 원조뚝방이란 집을 선택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눈에 띄는 것이 난로였고 이 난로위에 진열된 흰 목장갑이 보였다. 그렇다. 조개구이를 먹을 때는 이 목장갑이 필수품이다. 뜨거워진 조개껍데기를 잡아서 벌리고 어쩌고 하려면 장갑을 끼지 않으면 손을 데기 쉽기 때문이다.  바닥에는 자갈을 깔아 놓아서 먹다가 부담없이 뭔가를 흘리고 뱉어도 된다.

메뉴판을 보았다. 메뉴판은 따로 있지 않고 이렇게 벽에 걸려 있다. A냐, B냐, C냐만 고르면 된다. 우리는 저렴한 70,000원 짜리 C 코스 중을 주문했다. 횟집에 회를 먹으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문을 해 놓고 가게를 한번 죽 둘러 보았다. 가게에 쌓여 있는 조개가 한두 박스가 아니었다. 요거야 말로 설겆이가 따로 필요없고 반찬도 필요없고 조개만 접시에 담아다 갖다 주면 손님들이 알아서 구워먹는 장사하기 수월한 장삿거리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갖가지 조개를 접시에 담고 그 위에 키조개 넙적한거 하나 올려 놓으면 준비는 끝이다. 나머지는 손님들이 알아서 구워 먹게 되는 것이다.
여기는 조개 천국이 아니라  그야 말로 조개의 지옥인 것이다. 그것도 불지옥..  살아생전에 죄를 많이 지은 놈들은 조개구이 집으로 잡혀 오게되는 것이 아닐까?
조개가 이렇게 딱 벌어지면 싱싱한 조개임에 틀림없다. 일부러 손으로 조개를 벌릴 필요가 없다. 불위에 올려 놓으면 서서히 익어가면서 조개는 죽어간다. 조개가 완전히 죽으면 꼭 당기고 있던 조개껍질을 놓게 되고(인대파열) 그래서 껍질이 벌어지는 것이다. 먹기에는 좋지만 조개에게는 나 사망했다고  만천하에 고하는 슬픈 일인 것이다. (삼가 고조개의 명복을 빕니다)
새우는 주인장이 따로 직접 튀겨서 접시에 담아서 갖다 준다. 직접 불에 굽지않고 소금위에서 구운 새우소금구이인 것이다.
키 조개를 갈라 놓은 모습이다. 이 키 조개는 가위로 썰어서 작은 냄비에 담아서 보글보글 끓여서 먹으면 맛이 더 좋다.
요렇게 작은 조개들은 철망 사이로 빠지게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2개나 구멍속으로 흘려 버려서 못 먹게 되었다.

이동네 가게는 다 인심이 좋기 때문에 조개를 다 먹고나서 조개를 더 달라고 하면 한 접시를 더 담아 주신다.

<2009년1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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